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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배
  • 기사등록 2017-05-18 10: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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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의 19대 대통령선거 화두는 정책 실현을 위한 정치적 역량을 점검하는데 있었다. 그러나 저급한 정책토론회의 모습이 여실히 나타났다.
국민들에게 정치적·정책적 철학을 피력하는 자리였어야 할 토론회는 온갖 비난과 헐뜯기, 국민에 대한 방자함의 극치였다.
국민이 국가의 지도자를 선택하기 위한 소위 ‘면접자리’ 임에도 정치적·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그들만의 감정풀이나 하며, 헐뜯고 위압하는 자세, 이 와중에 바쁘게 주판알을 튕기며 국민들의 시선을 모으려는 얄팍한 후보의 모습에 이를 지켜보던 국민들은 과감히 TV 채널을 돌렸다.
국민들은 대통령 후보들을 버리되, 철저히 버렸다.
비단 이번 대선 뿐만 아니라 내년 6월 13일 치러질 시장·시도의원을 뽑는 지방선거 역시 그동안 이를 답습해 왔다.
선거가 끝나고 이들 당선자들은 시민의 엄중한 선택에 부합하는 정치활동에 임해야 함에도 ‘제 잘난 멋’에 사로잡혀 예산배정을 좌지우지하는 등 아집으로 변하는 예가 허다해 지고 있다.
시도의원들의 방만한 예로 관계기관 방문 등 공식적인 교류없이 전통시장·박물관·궁전 등 단순 유적지 위주로만 답사하는 해외연수 등의 외유성 소지가 도마위에 오르곤 한다. 이같은 해외연수에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수천만원을 지원받는다.
자치단체장이나 국회·지방의회 의원들에 대한 과잉 의전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한다. 하위 공무원 혹은 공연 기관장이 ‘알아서’ 모시는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심지어 일부 공연장에서는 정작 문화공연 내용보다는 축사 등 의전에 더 많은 비중을 둬 관객들의 빈축을 사기도 한다.
시민들은 아집과 독선에 사로잡혀 주민의 바람에 역행하는 행태를 보이지 말 것을 시장이나 의원들에게 강력히 당부하고 있다. 선거 때에는 ‘주민의 종’이 되겠노라고 수도 없이 맹세하던 사람들이 당선된 후 ‘자리(권력)의 맛’을 알고 나면 ‘주민의 주인’으로 행세하려는 사례를 무수히 겪은 터여서 지역 시민들은 저들에 대한 기대속에 초심을 잃지 말라는 훈계를 보내고 있다.
순리대로, 타당성 있게, 탈정파적이고 합리적으로 오로지 주민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지방행정과 의회운영을 해주기를 바라면서, 이를 배반하면 철저한 감시·견제와 표의 심판 등이 있을 것임을 직간접으로 경고하고 싶다는 것이 시민들의 가슴속 응어리다.
당선 직후 그랬던 것처럼 지방선거로 탄생한 단체장들과 지방의원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탈권위적이고 친서민적이며 멸사봉공의 자세를 다짐하고 있다. 이들의 이런 자세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를 일이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 “더 이상 기존 정치인들이 ‘국민보다 낫다’는 오만함과 폐쇄성에 머물러 있으면 안됩니다. 큰 코 다칩니다. 국민이 하나 하나 저격하고 갈아버릴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잊는 냄비근성’은 일제와 독재자들이 만들어 낸 조작된 신화입니다. 우리 국민은 잊지 않습니다. 저를 포함한 정치인들, 정신 차립시다”라는 글을 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 시민을 배반하는 시장이나 국회·지방의회 의원들을 시민적 차원에서 사면키로 하는 데는 한 가지 분명한 전제조건이 있다. 오만하고 방자한 시장이나 국회·지방의회 의원들을 버리되 철저히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정치적 사회적 목적을 가진 일체의 움직임에 연루되는 일 없이 조용히 지내는 것이다.
그들이 또 다른 어떤 계기에 그 어떤 사건을 가지고 ‘시민’ 앞에 나서서 그의 번잡한 언변을 늘어놓는 것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그들이 시민 앞에 자신들의 마지막 성실성을 보이려면, 그래서 자신이 바라는 대로 시민의 용서를 받고 싶다면 장난을 치거나 사안을 이벤트화(化)하지 말 것이며, 정치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보다 겸손하고 성실해야 한다.
더 이상 ‘오만하고 방자한 시장이나 국회의원·지방의회 의원’들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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